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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담임목사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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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를 

말없이 잘 섬기던 여집사님 한 분이 

작년 여름에 돌연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떠나겠다는 의사 표현을 문자로 분명히 했기 때문에 

자꾸 이야기하면 그분을 성가시게 하는 것 같아 저도 내려 놓았습니다. 

 

그분에게 내가 뭘 잘못했을까 고민하고 생각하다가 

왠지 모르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그분이 하던 화장실 청소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교회를 떠나게 된 배경에는 저의 연약함이나 부족함이 있었겠죠!)

 

그래서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그분이 하던 화장실 청소를 

본의 아니게 대신 하게 되었습니다. 

 

1년 이상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분은 혼자 화장실 청소를 수년을 했거든요...

 

제가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것을 수년 했다면 중간중간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1년 이상 해 보니(제가 못하면 우리 사모가 하기도 했습니다)

화장실 청소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이 깨끗하게 보일 때는 

굳이 청소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게으른 마음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슬슬 농땡이를 치고 눈가리고 아웅하려는 

못 뗀 죄의 속성이 나오려고 했습니다.   

 

인간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누군가 얘기를 했죠!

저의 모습이 마치 그와 같은 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속죄하는 심정으로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나중에는 자꾸 이유를 대고 핑게를 대며 

안 하려는 저의 게으른 모습과 가식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교회를 떠난 여집사님은 어떻게 이것을 수년 동안 매주마다

빠지지 않고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놀라움과 존경심이었습니다. 

 

이 일을 수년 혼자 했으니 

교회를 떠날 만도 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생각이고 그분의 생각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그래서 그런지 그분을 생각하면 할수록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떠난 이유도 모르는데다 

이 힘든 일을 혼자했으니 더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 자신이 더욱 미안하고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목회자로서 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돌봐야하는 책임이 

저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하고 있구나!" '그러려니' 

생각한 제가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 목회자인지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속죄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다 잡고(하기 싫을 때도) 

화장실 청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다시는 이런 분들이 나오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배려하며 목회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짐을 해 봅니다. 

 

우리 교회를 이름도 없어 빛도 없이 

섬겨주신 여집사님께 

늦었지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미안하다는 말씀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디서나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복된 인생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2021년 10월 7일 서재에서

권중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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